감보아가 KBO를 씹어먹고 있는 이유
2025년 KBO 리그. 그야말로 ‘감보아의 시대;’입니다. 롯데 자이언츠 팬들은 물론이고, 다른 팀 팬들조차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이름. 바로 감보아죠.
한 시즌 신인 외국인 투수가 이 정도로 리그를 뒤흔들 수 있나 싶을 정도입니다. 단순히 ‘잘 던진다’ 수준이 아니에요. 정말 “KBO를 씹어먹는다”는 말이 딱입니다.

1. 직구만으로도 반은 먹고 들어간다
감보아의 무기는 아주 단순합니다. 빠른 공. 그리고 말도 안 되는 릴리스 포인트.
최고 구속 159km/h. 평균도 151km/h예요. 그게 어느 정도냐면요. KBO 좌완 역사상 최고 구속입니다. 그냥 ‘빠르다’ 정도가 아니고, 리그 역사에 남는 수준.
게다가 그의 투구폼. 혹시 일본의 전설적인 투수 노모 히데오 아시나요? 딱 그 스타일이에요. ‘토네이도’ 투구폼. 높은 레그킥, 상체를 뒤로 숙이면서 몸을 완전히 비틀었다가 그대로 휘감아서 던지는 폼.
이렇게 꼬아서 던지다 보니 타자 입장에서는 공이 보일 리가 없습니다. 거기다 릴리스 포인트가 무려 약 2미터. 그러니까 마운드에서 공이 날아오는 게 아니라 눈앞에서 툭 튀어나오는 느낌이죠.
게다가 평균 수직 무브먼트가 50cm. RPM은 평균 2500대. 말이 어렵죠? 쉽게 말하면, 공이 직선으로 꽂히는 게 아니라 붕 뜨면서 박히는 느낌. 타자들은 배트로 맞추는 것 자체가 어렵습니다.
2. 슬라이더는 날카롭다, 하지만…
물론 직구만 던지는 건 아닙니다. 슬라이더도 아주 훌륭해요.
특히 좌타자 상대로는 거의 무적입니다. 직구와 슬라이더만 섞어도 좌타자는 타이밍을 전혀 못 잡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우타자예요.
포심-슬라이더 투 피치 조합만으로는 우타자 상대로는 좀 한계가 있어요. 결정구가 부족하다 보니, 가끔씩 우타자에게 장타 맞는 장면이 나옵니다.
커브, 체인지업도 던지긴 던지는데… 솔직히 아직은 ‘맛보기’ 수준. 여기서 제3의 구종만 완성된다면? 진짜 무서울 겁니다. 아마 리그 평균자책점 1점 초반도 가능할지도.
3. 제구력? 도루? 괜찮아요, 이제는.
처음에는 우려가 있었어요. 감보아가 마이너 시절부터 **‘제구 불안’**으로 유명했거든요. 그런데 KBO에서는 그 문제가 생각보다 덜합니다.
왜냐하면 ABS 시스템 덕분이에요. ‘오토 존’, 자동 스트라이크 판정기. 덕분에 바깥쪽 애매한 공도 스트라이크로 잡히는 경우가 많아서 제구가 안정돼 보입니다.
또 하나, 도루 문제도 있었죠. 세트 포지션 동작이 커서 **‘도루 프리패스’**라는 말까지 나왔는데… 첫 경기 끝나고 바로 동작을 수정했습니다. 지금은 거의 도루에 의한 흔들림이 없어요.
4. 그냥 잘하는 게 아니라… 리그를 지배 중
6월 한 달간 5경기 선발, 5승 무패, 평균자책점 1.72.
이게 말이 됩니까? 말이 안 되죠. 그냥 리그를 지배 중입니다. 당연히 6월 MVP 유력 후보로 올라있고요. (KBO 공식보도)
롯데 팬들은 진심으로 외칩니다. “감보아 없었으면 어쩔 뻔했냐고.”
5. 그리고 인간 감보아
이 얘기를 안 할 수 없어요. 사실 감보아는 메이저리그 경험이 없습니다. 지난해 겨울에는 자동차 세차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갔던 선수입니다.
그러다 KBO로 오게 된 거고, 롯데에서 전성기를 맞은 거예요. 이런 스토리, 안 좋아할 수가 없잖아요.
한국에도 엄청 잘 적응했습니다. 김치찌개를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고, 부산 팬들의 응원도 완전히 즐기고 있어요